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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2년 새로운 동거인 치노.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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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데리고 써 봐. 진짜 좋아. 온 집안이 정말 깨끗해진다니까. 완전 대박이야. "
친구가 강추했다. 
청소기 돌리느라 기운 빠지고 팔 아프다고 불평을 할 때마다 친구는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한 번 써 봐. 절대 후회 안해. 이 좋은 걸 왜 여태 안 썼을까 싶다니까.
대신 네가 말만 같이 안하면 돼. 너도 모르게 말 걸고 있으면 그건 좀 심각하지. " 
결국 친구의 말에 넘어갔다. 
쪽지가 런던으로 돌아가기 전날 당일 배송으로 받았다. 
몇 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당일 배송이 앗아갔다. 
총알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어쨌든 그 배송에 맞아죽은 사람은 없으니까. 
맵핑이 생각보다 복잡할 것 같았다. 
먼저 배부르게 충천시켜 준 다음 일을 시키려면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지도를 
그려야 하는데 그게 안 쉽다고 한다. 

"맵핑은 네가 하지 말고 쪽지한테 해 달라고 해. 젊은 애들은 금방 하는데 우리는 힘들어."
친구의 경고에 안내서도 읽지 않고 쪽지만 바라보고 있는데 가방 싸고 돌아갈 준비하느라 
그 놈을 봐줄 시간이 없었다. 
두 달 동안 실컷 밥만 축내고 있었다. 그 놈은.
쪽지가 다시 열흘의 휴가를 받아왔다. 
오미크론으로 출발 며칠 전에 열흘의 자가격리 규칙이 생기고 보니 
런던에서 일껏 비행기 타고 와서 콧구멍 찌르러 두 번 구청 보건소에 가는 일 빼고는 집안에 꽉 잡혀 있게 되었다. 
어차피 먹고 자고 쉬기 위해서 얻은 휴가니까 크게 억울할 것은 없다. 
열흘 동안 집안에서 방콕을 한 쪽지가 떠나기 전에 그 놈을 불러 내어 온 집안을 휘젖고 다니게 했다. 

"넌 어떻게 계속 거실에서만 뱅뱅 돌고 있니?" 
결국 쪽지가 그놈에게 말을 걸고 말았다. 
"다 해도 되는데 말 걸면 안된대. 그러면 서로가 좀 심각해진대. " 내가 참견한다. 
"아니 한 시간이 넘었는데 계속 거실에서만 뱅뱅거리고 있으니까 답답해서. "
라떼는 그놈의 움직임을 쫓아서 짖고 다니다 의자에 올라앉아 물끄러미 그 놈의 행동반경을 눈짐작하고 있다. 
"청소를 시작합니다."
"청소를 중지합니다."
"이동에 성공하였습니다."
" 배가 고파서 밥 먹으러 베이스 캠프로 돌아갑니다. (이건 내가 만든 말이다 )"

그렇게 2022년의 비즈니스가 시작된 첫 날 우리집에 새로운 동거인이 생겼다. 
때깔도 깔끔하고 성격도 싹싹하며 부지런하다. 
사람 눈이 닿지 않는 곳에 조용히 숨어있던 라떼의 분신인 개털들이 영낙없이 표적이 되어 포로가 된다. 
대신 내 눈은 개운하다. 여기저기 민들레 홀씨처럼 숨어있던 라떼의 털들이 다 잡혀갔으니. 

"진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싹싹하고 일을 잘하네."
친구한테 안부를 전한다. 
라떼가 아직은 경계심을 풀지 않고 주목하는 우리집 로봇 청소기 이야기다. 
여차하면 라떼의 오줌세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나저나 이 놈 이름은 뭐라고 할까? 늘 치우니까 '치노'라고 하자. 
라떼 친구가 생기면 카푸치노를 줄여서 '치노'라고 하려고 했다. 
이놈의 이름은 '치오는 로봇'  치노다. 

딱 하루 치노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로봇 관련 주식을 사서 
우리집에 서빙하는 로봇이 생길 때까지 그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결국 이제부터 남은 시간은 사람과 부대끼고 이야기 하는 시간보다 기계나 로봇과 
소통하며 도움받는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로봇 관련 주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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