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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떼의 해피아워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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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에 창자가 하나도 없는 것 같은 허전함을 느낄 때가 있다. 
뱃속이 허전한 것이 아니라 
몸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아줄 힘이 없어 종이인형처럼 허리가 꺾이는 느낌이 드는 날이다. 
마음이 힘을 잃기 전에 몸이 먼저 힘을 잃는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오후 늦도록 밥을 먹어도, 바나나를 먹어도, 
점심을 먹어도, 커피를 마셔도 몸은 기운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이 상태론 금요예배 못 가는데...' 
기차표는 출발 한 시간 전인 4시 15분까지는 취소해야 벌금이 적다. 

결국 하루종일 로마인처럼 누워서 가벼운 책을 읽다 말다 시간이 갔다. 
그래도 이번 주는 밤엔 잠도 자고 낮에 걷기도 하고 조심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금요일이 되니 기운이란 기운은 포르르 다 날아가 버렸다. 
내 몸 상태와 상관없이 날마다 지켜야 하는 의무가 라떼 운동이다. 
새벽 3시 쯤에 밖에 나가서 어슬렁거리고 싶지 않으면 미리 강아지를 해피하게 해줘야 한다. 

밤 10시 15분. 온라인으로 금요예배 설교를 듣고 성경을 쓰다 결국 일어섰다. 
라떼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와 일은 '운동'이다. 
라떼 하루에 해피아워는 바로 밖에 나가서 서 있는 모든 것에 영역 표시를 한 다음에
한강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숨겨진 닭뼈를 찾아내는 시간이다. 
오늘도 큰 닭뼈 하나를 찾아서 나를 피해 달아나는데 '노'라고 외치는 나에게 
'싫어'하고 으르렁거리며 대답하다 입에 꽉 물고 있던 닭뼈를 놓치고 마는 
나에겐 다행스런 시간, 라떼에겐 참으로 아까운 시간이었다. 
개나 사람이나 먹기에 좋은 것은 몸에 나쁘다. 
닭뼈를 그대로 먹었다면 밤에 틀림없이 노랗게 토하거나 설사를 했을 것이다. 

놓쳐버린 닭뼈는 잊어버리고 다시 끊임없이 탐색전을 벌이는 강아지를 
라떼 모빌에 태워 돌아온다. 
팻모차가 없을 땐 걷다가 주저앉아 버티는 8.5kg 라떼를 어깨에 둘러메고 걷다 보면 
내 몸에서 8.5 kg 만 감량해도 평생 나를 감당해 준 허리와 무릎에 
은혜를 갚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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