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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에 맞는 말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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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은 누군가의 말에 내가 응답하는 말이다. 
이때 말은 굳이 완성된 문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문장은 너무 길어서 단어마저도 간소하게 ㅇㅇ 으로 대답하는 세대다. 
처음 친구가 보내온 ㅇㅇ이라는 답을 받았을 때는 무슨 뜻이야? 궁금했었다. 
다른 사람한테서 다시 ㅇㅇ을 받다 보니 그게 '응' 이라는 한 단어를 갖춰쓰기 
귀찮아서 하는 대답이라는 것을 알았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학생의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ㅎㅎ. ㅋㅋㅋ. 헐. 그래여.. 이런 말이 어긋난 박자에 맞춰 
잘린 문장 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냥 모른 척 지나갈까 하다가 '넌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으니 
짧은 문자라도 문장을 갖춰서 제대로 네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을 해 보라'는 지극히
꼰대같은 문자를 보내고 말았다. 
그 아이는 나의 지적을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나도 가끔 이모티콘을 쓴다. 그러나 그걸로 문장이나 단어를 대신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눌러주는 '좋아요' 라는 대답에 기분이 좋아지는 세상이다. 
그걸 누르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눌렀든지 간에 '좋아요' 숫자가 올라가면 
좋은 것이다. 
다른 사람의 리플에 죽음을 선택하기도 하는 사람이 있다보니 
내 입에서 나오는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때에 맞지 않은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 안다. 

때에 맞는 말은 어떤 말일까?
지금 상황에 맞는 말이다. 어제의 일을 들추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실수를 끄집어 내서 오늘 
그 사람이 누리는 기쁨을 희석시키는 것이 아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행을 미리 당겨와 오늘 불안하게 하지 않는 말이다. 
지금 놓인 이 상황에 맞는 말을 해주는 것이다. 
말하는 내가 기분 좋은 말이 아니라 듣는 그가 들어서 기분이 좋은 말을 하는 것이다. 
말하고 났더니 내가 마음이 시원하다면  내 말을 들은 그 사람은 가슴에 턱 하고 바위가 얹히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전화를 하려고 해도 먼저 문자로 전화 통화가 괜찮은지 물어봐야 하는 세상이다. 
어지간히 친하지 않은 이상은 무턱대고 전화부터 하는 것은 노크도 하지 않고 
그 사람의 방문을 벌컥 여는 것과 같은 실례로 받아들여진다. 
오늘 내가 하는 대답 한 마디, 
무심히 누른 좋아요 버튼 하나,
 아무 생각없이 단 리플 하나로도 
누군가를 기분 좋게 하고,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면 
난 때에 맞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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