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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 시집가셨니?"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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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시집가셨니? 왜 연락이 안 되니? 대구로 시집간거야?"

어버이주일을 맞아 시드니에서 오랫동안 한인교회를 섬기셨던 목사님과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고 한빛이가 전화를 드렸습니다. 
사모님은 2년 가까이 연결이 안 되다가 전화를 받으시니 반가워서 기뻐하시는데 
목사님은 왜 이제서야 연락을 하느냐는 서운함을 
'엄마 시집갔느냐?' 는 질문으로 표현하셨습니다. 
 
9년이 넘도록 외국에 나가지 않는 한 일주일에 두세번은 대구에서 예배를 드렸지만 
500번을 넘게 다녀도 그들만의 도시요 
귀를 곧추세워 들어도 귀에 닿기 전에 사라지는 말들은 마음 붙일 구석을 허락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예배를 드리러 대구까지 간다고? 엄마가 사이비집단에 빠진 것 아니냐?"는 걱정은 
김서택 목사님께서 설교하시는 대구동부교회 다닌다는 답으로 끝났습니다. 

'엄마가 시집가셨니?'
'엄마가 사교에 빠지셨니?'
'엄마가 집 문제나 일을 하면서 사기 당할 수도 있으니 필요하면 도움을 청하라.'는 
주변 어른들의 말씀은 우리아이들에겐 상당히 낯선 뉘앙스입니다. 
'엄마를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  

대구에서 2년 정도 살았습니다. 
사람이 한 곳에서 2년을 살면 그 동네에 익숙해지고 다른 곳으로 이사한다는 생각에 
'꼭 그럴 필요 있을까?'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합니다. 
눈과 발에 익숙한 환경이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제일 편하고 좋은 곳이라는 정보로 전환되어 입력되는 거죠. 
대구에서 2년은, 
귀에 거칠던 말이 조금 부드러워지고,
강아지랑 산책하는 골목골목에서 돌아설 방향을 기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여기가 좋사오니 천막 셋을 짓겠습니다' 하기 전에 
일어서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군요. 

시드니에서는 평균 7년마다 사람들이 동네를 바꿔 이사한다고 합니다. 
7년은 아이가 자라서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는 시간과 대충 겹칩니다. 
태어나서 일곱살이 되면 학교를 시작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학군이 좋은 동네로 이사를 해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이나 결혼으로 독립을 해 나가는 때랑
얼추 맞아떨어집니다.
직장이나 학군, 결혼이 동네를 바꾸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집을 옮기게 될까요?
엇비슷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면 기억이나 향수가 선택버튼을 누르기도 할 것입니다. 

"여의도에 살았던 분들은 다른 동네에 갔다가 여의도로 다시 돌아오시더라구요."
집을 보여주던 부동산이 말합니다. 
어찌 여의도 뿐일까요. 
우린 살았던 곳에 무수히 남겨놓은 삶의 지문을 찾아서 돌아오기도 하고
지문을 지우려 떠나기도 합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언젠가는 다시 한 번 돌아가고픈 동네가 하나씩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향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집앞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그냥 거기가 편하고 좋아서.' 이런 이유가 사람을 움직입니다. 

어디로 갈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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