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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술치료 시킬까요?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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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그림을  배우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네요.  
 해야 할 공부도 많은데 미술까지 학원을 다녀야 하나 싶기도 하고. 
미술치료라는 것도 있던데 그것도 미술학원을 가야 하는건가요? "

쪽지가 3살 때부터 미술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라고 학원에 보내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에게 그림을 가르치지 마시고 
좋은 그림을 많이 보여주세요. 집에선 명화를 볼 기회가 적으니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신 자료로 아이에게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시고 세계적인 화가들의 작품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그 외에는 아이가  미술도구를 가지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최소한의 가르침만 해 주세요.  아이가 하루에 한 시간씩이라도 미술 학원에 와
물이 엎어지거나 옷이나 벽에 뭐가 묻을까 겁내지 않고 편하게 
도구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됩니다. "

 미술학원 원장님께 이렇게 요구를 하면서 그땐 '내가 참 편한 학부모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게 해주세요. 
대회 나가서 상을 받아야 해요" 가 아니라 그림을 접할 수 있는 기회만 달라고 했으니까. 
아이는 호주에 갈 때까지 몇 년 동안 미술학원 가는 것을 즐겼다.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을 통해서  아이들이 말이나 글,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았던 혹은 
표현하지 못했던 무의식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읽고 도움을 주는 것이 미술치료다. 
'그림을 그린다고 뭐가 해결이 되겠어?' 
'그림을 보고 뭘 알 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겠지만 
전문가의 훈련된 눈으로 보면 부모의 눈에는 평범해 보이는 그림이 아이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그 아이의 그림만 보면 저절로 웃게 되거나 눈이 맑아지는 낙서를 하는 아이도 있다. 
아이는 낙서처럼 불완전해 보이는 그림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를 가지지 않고 그리는데도 무의식적으로 택한 빛깔이나 사물의 모양, 배치 등을 통해서 
아이의 마음 상태나 생각의 자리가 드러난다. 

호주에 처음 갔을 때  유치원과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아이들의 그림에는 늘 비행기가 있었다. 
어떤 그림 속에도 비행기 한 대가 있었고 그 비행기 안에는 아빠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갑자기 아빠랑 떨어져서 살다보니 아빠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비행기 타고오시는 아빠로 어디든지 
그려 넣었던 것이다. 
가족을 그린 그림에서 한빛이는 아빠는 앞치마를 입고 청소기를 돌리는 모습으로,
엄마는 가방메고 학교가는 학생으로 그려놓았다. 
아빠가 호주에 오시면 늘 집안일을 해주시고, 엄마는 날마다 가방을 메고 영어학교로 달려갔기 때문에 
아이의 그림에 엄마아빠의 역할이 그렇게 나타난 것이다. 
이 그림을 보고 남편은 아이들이 한국에 왔을 때 강연하러 갈 때, 방송을 하러 갈 때, 사람들을 만나러 갈 때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아빠가 양복을 입고 강연도 하고 방송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아이의 그림을 보지 못했다면 아이가 아빠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호주에 가족을 만나러 올 때는 일로부터 벗어나서, 가족만을 위해서 시간을 구분했기 때문에 기꺼이 청소하고 빨래하고 요리하고 쇼핑하고 
모든 일을 다 해주는데 아이는 그 모습만 보기 때문에 아빠를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미술치료란 이렇게 아이가 무심히 그리는 그림을 통해서 아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림을 보고 아이에게 '왜 세상을 그렇게 보느냐. 시선을 바꿔라. 생각을 바꿔라' 가르치기 위해서 
미술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 자기도 모르는 
자기 생각을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하는 것을 어른이 살짝 엿보는 것이다. 
그 목적은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안아주고 보듬어 주기 위해서다.  
미술 치료를 통해서 아이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이해했으니 어른이 고칠 수 있는 것을 먼저 
고치고, 어른이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면서 아이가 다른 눈이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다른 창을 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동네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요즘 우리의 현실에선 온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 아이를 기르려면 무당 반에 어사 반이 되어야 한다" 옛말처럼, 가능한 모든 방법은 다 배우고 적용하면서 
때론 엄하게 때론 귀하게 키우다 보면 한 아이가 자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집에서 그림이나 미술할동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
* 거실이나 아이 방의 벽 한 면을 아이가 손을 뻗어 닿을 만한 곳까지 흑판이나 칠판을 크게 붙여준다. 마음껏 낙서할 수 있도록. 
* 아이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아니면 밖에서 놀고 와서 샤워를 해야 하거나 씻어야 할 때면 
목욕탕에 수채와 도구를 넣어주고 마음껏 그리고 뿌리고 놀 수 있게 해준다. 끝나고 나서 샤워기로 씻어내면 된다. 
* 식탁이나 그림용책상을 따로 만들어서 책상에는 스케치 북을 항상 펼쳐 놓고 크레용이나 색연필, 만들기 도구 등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 하루에 30분 정도 따로 시간을 정해서 그리거나 만드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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