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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금 떨어져서 보면 보이는 것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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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보지 못하고 너무 작은 문제에서 묶여서 헤매고 있을 때 
나무를 아닌 숲을 보라고 합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집중하고 있으면 전체를 보는 눈을 갖기 어렵습니다. 

뉴욕에 와서 맨하탄을 바라보며 허드슨 강변을 걷는 사치를 누리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큰 도시는 강을 허리에 끼고 발달해 왔습니다. 
서울엔 한강이 있고 
런던엔 템즈강이 있고 
보스톤엔 찰스 리버
파리엔 세느강이 흐르고 
뉴욕엔 맨하탄을 가운데 두고 허드슨 강과 이스트 리버가 흐르고 있습니다. 
시드니엔 파라마타리버가 길게 시드니 허리를 굽이굽이 뱀장어처럼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뉴저지의 뉴포트에서 호보큰 까지 허드슨 강을 따라 걷다보면 
소리치면 대답할 듯한 거리에 맨하탄의 마천루가 서 있습니다. 
팔을 길게 뻗으면 닿을 것 같습니다. 
수영해서 건널 수 있을 것 같은 치기어린 생각도 합니다. 
맨하탄을 걷다 보면 전체를 보기 어렵습니다. 
다운타운에서 업타운까지 5번가를 따라서 걸어 센트럴 팍을 종단해서 
할렘까지 가도 맨하탄이 어떤 모양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신호등에 멈추고,
사람과 부딪치고,
거리의 현란한 사인보드에 눈을 빼앗기기 쉽습니다. 

큰 빌딩일수록 조금 떨어져서 보면 전체가 보입니다. 
미드타운에 있는 코리아타운을 가다 보면 36번가와 35번가 사이를 차지하고 있는 앰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지나가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멀리서 보이던 빌딩이 가까이 가면 사라집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큰 빌딩의 실체를 보기 어렵습니다. 

큰 사람도 가까이 있으면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작은 인간적인 결점에 눈이 가려져 큰 사람의 면목을 놓치기 쉽습니다. 
큰 빌딩, 큰 도시, 큰 산, 큰 사람은  조금 떨어져서 봐야 제대로 보게 됩니다. 
물론 맨하탄 안에 들어가서 걷다보면
거리마다 동쪽으로 서쪽으로 올라가고 내려가면서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전체를 보고 싶다면 조금은 떨어져서 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큰 나무 아래서는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해도 
큰 사람 아래서는 큰 사람이 생긴다고 아버지는 말하곤 했습니다. 
큰 빌딩을 볼 때면 문득문득 그 말을 생각합니다. 
큰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려면 너무 가까이 있어서는 알기 어렵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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