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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처칠을 읽고 배우다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1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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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에서 2차 세계 대전을 칼러로 재구성 해 놓은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여태까지 본 어떤 전쟁영화보다 감동이 있고 
생각거리를 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서울에 다녀온 날 밤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전날 보다 둔 곳에서 다시 시작해서 
새벽 3시가 될 때까지 결국 다 보았습니다. 

2차 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는 참 많이 있습니다. 
독일의 '유보트' 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 ' 등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이야기, 
홀로코스트.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 등 많은 이야기들이 영화로 다큐멘터리로 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늘 단편만 보면서 그 전쟁의 생생한 민낯을 보지 못하고 가공되고 
영화나 주인공을 위해서 편집되고 재해석된 장면을 보느라 전체 숲을 보는 눈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넷플릭스에 있는 2차 대전 다큐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라는 성경구절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인간은 실수를 하고,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정보가 한 사람의 판단착오로 무시되고, 
수 만 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는 전투가 계속되는 전장에서 
인간의 힘을 떠난 요소들이 전쟁을 이끌어가는 순간이 보입니다. 

날씨를 바꿔서, 햇살이 비취게 해서, 
한 사람의 정확한 판단력으로, 하나님은 결정적인 순간에 전쟁에 관여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The Second World War - 전쟁 당시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질이 기록한 이 책을 영어판으로 
한글 발췌번역본으로 사 놓고 읽다 말다 두었는데 넷플릭스를 보고 다시 정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제가 알고 싶고, 닮고 싶고, 더 알고 싶은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이지만 정치가이기 전에 위대한 인간으로서 알고 싶어집니다. 
The Crown  season 1 을 두 번이나 본 것은 그 속에 나오는 처칠을 보고 싶어서입니다. 

그 전쟁 속에서 이렇게 정확하고 많은 기록을 남겼다는 것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끊임없이 말하고, 구술하면서도 단어 하나, 이름 하나를 찾는데 많은 생각을 하고, 
한 문장을 바꾸고, 다시 단어를 바꾸고,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는데 몰두합니다. 
격을 잃은 언어의 홍수 속에서 질식하는 오늘의 나에게 처칠은 닮고 싶은 영웅입니다. 

1941년 12월 30일 캐나다 의회에서 연설을 하면서 그는 
해리로더 경의 노래를 인용합니다. 
'우리 모두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금의 우리를 바로 알 수 있네 ' 

'애당초 내 연설문의 초고에는 "그 위대한 노년의 희극배우" 라는 표현이 있었다. 
그런데 연설을 하기 위해서 오타와로 오는 길에 "음유시인" 이라는 어휘를 떠올렸다. 
얼마나 더 멋진가! ... 나는 무척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의 마음을 고양시키는 노래와 당당한 삶의 태도를 스코틀랜드 민족과 대영제국 
전체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공헌한 한 인간을 표현하는 데에 적합한 단어를 찾아서 나는 아주 기뻤다."
( 제 2차 세계대전 하. 차병직 옮김 ) p 755 

'그 위대한 노년의 희극배우 '대신 '음유시인'이라는 단어를 찾아내고 기뻐하는 
처칠의 언어를 향한 열정을 난 참 좋아합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든, 아이든, 누군가를 지칭하는 데 어떤 단어를 쓰는가는 그 사람이나 
듣는 사람, 보는 사람에게 모두 마음의 품격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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