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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루에 100그램만 빼면 40킬로를 뺄 수 있을까?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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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몸이 너무 작아서 괜찮아.'
" 제대로 좀 많이 먹어. 그렇게 약하면 쓰러진다. "
" 너 어제, 이삿짐 정리하다가 잠깐 블랙아웃 되었다면서. 거봐. 무리하게 다이어트 하니까 그렇지."
" 이젠 몸무게 그만 줄이고 근육을 키워. "
"세상에 네 허리가 엄마 허리보다 더 가늘다. "
" 그렇게 안 먹고 어떻게 버텨?"
" 30킬로가 넘게 빠졌는데도 아직도 계속 살이 빠진다는 게 신기하다."

우리 집에서 한두 달 사이에 가장 많은 걱정반 기쁨반 이야기거리는 한빛이의 다이어트다. 
역사를 되돌아가보면 초등학교 6학년 때 60킬로 7학년 (중학교 1학년 때) 70킬로 
그렇게 학년이 1년 높아갈 때마다 몸무게도 꾸준히 10킬로 씩 증가했단다. 
내가 기억하는 한빛이의 몸무게는 태어났을 때 4.6 킬로, 
돌이 되었을 때 12킬로였다는 것이 마지막이다. 
앞에 쓴 회고는 본인의 이야기다. 

고 3때까지도 운동을 워낙 많이 했기 때문에 체격은 컸지만 보기에 늠름하고 좋았다. 
풋볼, 레슬링. 골프. 원반던지기.  학교 선수로 뛰는 종목도 많았다. 

고 3말, 자기 말대로 하면 120킬로 정도가 되었을 때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우리 세사람의 우울한 시간이 시작됐다. 
아니 나의 우울증에 아이들이 묶여서 꼼짝 못했던 시간이다. 
그 시간에 우리는 모두 상당한 몸무게를 우울증의 선물로 받았다. 

3년 정도 지나서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쪽지는 대학교에서 로잉선수를 하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았는데 
스케이트 보드 타다가 오른팔을 골절당하는 바람에 로잉팀에 돌아가지 못하고 
거부할 수 없는 힘든 일들과 끊임없이 신경써야 하는 엄마 일에 우선권을 두느라 
자신의 욕망을 한 번도 먼저 생각하지 못했다. 

런던에서 독립해서 원하는 로펌에서 일을 시작한 지 두달 째다. 
이제 일에 적응을 했으니 자기가 원하는 것은 뭐든 이뤄갈 것이다. 
그게 몸무게를 줄이는 일이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든. 

한빛이는 지난 해  3월 시드니 대학교의 석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또래 아이들을 만나니 (여학생들을 포함) 나이가 몇 살 어려도 같이 어울려 놀고 공부하면서 
자기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거의 8년 동안 모든 친구관계를 스스로 끊었다. 
다이어트에 대한 말이 없었지만 먹는 량이 규칙적이 되고, 
손에 달고 살던 파워드링크( 카페인과 설탕이 많은) 대신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시드니에서도 바닷가에서 서핑을 하고싶다고 해서 시내에서 맨리 바닷가로 이사를 가기도 했다. 
10개월 정도 혼자 말없이 몸무게를 줄이는 노력을 하는가 싶더니 
올해 1월 1일 드디어 108킬로 몸무게를 공개했다. 
내가 농담으로 지금 몸무게가 130 정도 될까 하면 '엄마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럼 120? 아니 그것보다는 조금 더 높고' 그래서 잠정적으로 125에서 서로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그게 작년 3월이다. 

10개월 동안 혼자 노력해서 10킬로에서 15킬로 정도를 내려온 것이다. 
그리고  올해 마지막 날까지 날마다 100 그램씩만 줄여가겠다고 했다. 
그날 그날 목표치와 실제 몸무게를 기록하는 노트를 마련해서 보여주었다. 

2018년 12월 31일이면 73..4 정도가 된다. 
그게 목표다. 
우리 모두 격려하고 인정하고 환호하면서 이미 15킬로 이상이 빠졌는데 날마다 100그램이 빠져나갈까?
20킬로를 빼고 30킬로를 뺀다면 그 다음엔 ... 
걱정스러움이 없지 않았다. 

결과는 오늘 10월 28일 77.4의 몸무게에 도달했다. 
작년에 뺀 것은 두고 올해만 30.6킬로를 뺀 것이다. 
혼자만 묵묵히 찾아낸 자기만의 방법으로. 

'누나. 날마다 기록은 하는데 어쩌다 200그램이나 더 올라가면 하루쯤은 그냥 금식한다 생각하면 돼."
"목표보다 더 잘되고 있으면 가끔은 치팅을 해도 돼. 먹고 싶은 것을 하나씩 먹으면서. "
" 친구들을 만나면 다이어트 한다고 말하지 않고 혼자서 먹는 것을 조금씩 신경을 쓰면 돼. "
"여행을 하는 기간에는 그냥 몸무게 재지 말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 다음날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 "
" 많이 걸어다녀. 계속 걸어다니면 조금 더 먹어도 괜찮아."
"다이어트 한다 10킬로를 빼겠다. 20킬로를 빼겠다 하면 못 할 것 같으니까 그냥 하루에 100그램만 줄이자. 
그러니까 음료수 대신 물을 마시고, 한 숟갈만 덜 먹는다 생각하고... 칼로리 적은 건강한 음식으로 골라 먹고 ... 
몇 시든 저녁이다고 생각하고 먹고 나면 다음날 아침까지는 물만 마시고 안 먹고... 그럼 괜찮아. 할만해. "

한빛이가 누나에게 준 다이어트 팁이다. 
내 아들이지만 독하다. 그런데 그동안 유난을 떨거나 하지 않았다. 
73까지만 가겠다고 한다. 
그래 이왕 시작했으니까 네가 하고 싶은 데까지 해봐. 

한빛이 덕분에 나를 돌아본다. 
몇 달 동안 몇 길로 올라온 저울이 내려가지 않았는데 저울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나의 식습관을 바꾸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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