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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누군가를 엿보는 창이 많은 세상
작성자 강금주 이메일 samushil@gmail.com
작성일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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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든 원하지 않든 
조금이라도 연결점이 있는 사람의 생활을 시시콜콜하게 들여다 보고 사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가 사막에서 길을 잃었든,
남태평야에서 헤엄을 하다 상어를 만났든 
서울 어느 골목에서 돌부리에 넘어졌든, 
청소기를 돌리다 뒤에서 공격하는 전신거울에 뒤통수를 맞았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시간 확인이 되는 세상이다. 

몇 십 년 전에 잠깐 알았던 사람으로부터 
나의 최근 상황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전화를 받고 
갑자기 이곳에 뭔가를 기록한다는 것이 두려워졌다. 

난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스타도 아니고
지극히 소심한 동그라미 안에서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는데 
나 아닌 남이 나의 생활을 꿰뚫고 있다니 등줄기가 서늘해지면서 뒷목이 뻣뻣해진다.  
' 쓰지 말자.' 
그렇게 몇 달을 이곳에 얼씬거리지 않았다. 

문제는 나의 기억의 한계와 글을 쓰는 습관을 빠르게 갉아먹는 게으름이다. 
남을 핑계로 나를 녹슬게 하지 말자. 

오늘은 삼월에 처음 맞는 월요일이다.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에 좋은 날이다. 

 어제 내린 봄비에 얼굴을 씻은 서울을 본다.  
100층이 넘는 롯데타워도 손에 잡힐 듯이 가깝고 
강남의 대모산도 몇 걸음 성큼성큼 내디디면 산자락에 닿을 것 같다. 

우린 손에 남의 삶을 엿본느 창을 하나씩 들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든 심심하면, 혹은 생각이 나면 
그 창을 열고 남을 엿본다. 
그 바람에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창은 자꾸 먼지가 끼고 닫히고 있다. 
남을 아무리 들여다 봐도 나를 비추지는 못한다. 

내 마음은 내가 들여다 봐야 하고 
내 몸은 내가 씻어야 한다. 
내 생각에 낀 이끼도 내가 벗겨야 한다. 
남을 들여다 보느라 나를 비추는 거울에 앉은 먼지를 터어낼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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